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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여행 자세한 후기
세부 여행 자세한 후기
3박 5일 일정으로 세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최대한 자세히 작성하여서 길이가 꽤 길므로 필요한 부분만 읽으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는 장인어른, 장모님, 아내 이렇게 4명이서 가족여행을 갔습니다. 우선 제일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세부 여행의 테마는 휴양!이라는 것입니다. 뭔가 보고 느끼고 감동을 받기 위해서 가는 국가는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대한 일정은 느긋하고 편하게 잡으시고 한국인이 아니고 ‘난 유러피언이다’라고 세뇌를 하시고 가셔야 마음 편하게 휴가를 즐길 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책
저는 여행을 가기 전 꼭 그곳에 대한 여행책을 구입하여 계획을 짜는 편입니다. 막상 여행을 가게 되면 워낙 변수가 많아서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처를 하려면 여행책이 꽤 유용합니다. 제가 여행 계획을 잡으면서 참고 했던 책은 필리핀 100배 즐기기였습니다. 필리핀 세부에 대한 여행책은 많아봐야 3권 정도였는데 론리플래닛은 사진이 너무 없었고 다른 한 곳은 출판사가 잘 모르는 곳이어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세부에 대한 제대로 된 여행책자는 없다! 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정보가 틀린 곳도 꽤 많았고 지도도 상세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유명 맛집으로 소개된 곳은 택시기사는 물론 그곳에 사는 사람들(경비원, 행인 1, 행인 2 등등)조차 잘 모르는 그런 곳도 꽤 있었습니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는 윙버스입니다.
비행기 표
수많은 여행 사이트가 존재합니다. 정말 싼 비행기 표를 잡는 것은 끊임없는 검색질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인터파크 등 쇼핑사이트부터 각종 대형 여행사, 그리고 각종 중소 여행사 사이트 등 대부분 가격은 비슷하지만 간혹 가다가 싼 비행기 표가 한두 군데 사이트에서만 판매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표는 대부분 현금결제라는 것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결제하시기 전 게시판과 검색을 통해서 믿을 만한 곳인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용한 항공은 대한항공, 가격은 50만 원대 초중반? (택스 포함)이었습니다. 아내가 결제를 해서 자세하게 기억이 안 나는군요. 대한항공은 한국에서와 필리핀에서 둘 다 오후 늦게 출발합니다.
숙박 편
숙박은 주로 아고다를 많이 이용합니다. 예전에는 아고다가 크게 유명하지 않았는데 작년부터 슬슬 광고를 시작하더니 이제는 한국인 이용자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후기가 꽤 도움이 됩니다. 아고다의 최고 매력은 프로모션과 최저가 보장입니다. 저의 경우엔 장모님은 해양스포츠, 아내는 수영을 싫어하는 관계로 (그러면서 왜 세부를 가자고 하는지 ^^;;) 세부의 맛집을 중심으로 한 번 여행을 가자는 테마를 잡고 계획을 짰습니다. 따라서 첫째, 둘째는 래디슨 블루 호텔. 셋째 날 마리바고에서 숙박하기로 했습니다. 래디슨 호텔의 경우 세부 시티에 있었기 때문이고 마리바고는 필리핀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는 말을 참고하여 선택했습니다. 임페리얼은 한국분이 운영하신다던데 일단 금전적으로 너무 비싸고 애기가 없는 관계(리조트 수영장에서 미끄럼틀 타고 놀 사람이 나밖에 없을 것 같아서...)로 패스. 다음 후보는 샹그릴라! 마침 프로모션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괜찮아서 점찍어 뒀었는데 금요일에 비행기 표를 예약했더니 월요일에 확정이 결정되는 관계로 멀뚱멀뚱 기다리는 사이 프로모션 상품 매진! ‘결국 이렇게 된바 에는 필리핀 분위기나 느껴보자.’하고 마리바고를 선택했습니다. 그 후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아시아 트래블이 숙박비가 더 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고다는 예약을 하려면 카드로 결제를 해야 되고 취소를 하게 되면 환불 수수료가 그때 그 때 다른 관계로 엄청 많이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재수가 없었네라고 생각하고 쿨하게 잊어버리다. 2. 당장 전화를 걸어 대판 싸우고 따져서 환불받는다. 1번의 경우는 의지의 한국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고 2번은 국제전화비는 둘째치고 책으로만 배운 영어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3번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3번은 이메일을 보낸다입니다. 홈페이지에 잘 찾아보고 최저가 보장제라고 해서 경쟁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예약절차를 진행하시고 (실제 예약 확정할 필요는 없음) 계산된 가격, 같은 날짜, 같은 방을 잘 확인하시고 캡처한 후에 나에게 최저가를 보장하라!라고 이메일 날리시면 차액을 환불해 줍니다. 래디슨 블루는 아고다가 더 쌌고 마리바고는 3만 5천 원 정도 더 비쌌습니다. 1박 방 2개를 잡았기 때문에 이메일 한통으로 7만 원 정도를 필리핀 여행 중에 돌려받았습니다. (문자로 차액 환불되었다고 날아왔습니다.) 하지만 미리 다른 곳도 더 둘러보았다면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좋게 생각하면 아고다에서 포인트를 쌓았으므로 아고다를 예약한 후 차액을 돌려받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공항 편
여행의 출발은 공항에 가는 것입니다. 수도권에 사시는 분이라면 장기주차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은 일 7~8,000원 정도로 4~5분이 리무진 버스를 타고 왕복하는 것보다 편리하고 때에 상황에 따라서는 가격도 더 저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유비와 대교 통과비를 감안하져야겠지요. 저의 경우에는 3박 5일 주차비가 3만 2천 원? 정도 나왔습니다. 장기주차장에 차를 대시고 공항 쪽으로 가시면 무인주차 계산기가 있고 옆에 전기카트기 정 차장이 있습니다. 간혹 유료인지 아시고 승차를 거부하시는 분도 계신데 무료이니까 안심하시고 타면 됩니다. 장기주차장에서 출국장까지는 거리가 꽤 되므로 체력이 부실할 분은 이용 권장합니다. 약 5분 간격으로 순환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냥 걸어서 갔습니다. 장인어른이 걷는 것을 좋아하셔서요. 일단 공항에 가시면 페소를 교환하세요. 저 같은 경우는 숙소가 SM몰 바로 옆이었으므로 50달러만 바꿨습니다. 더 적게 바꾸셔도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바꾸면 환율이 상당히 불리합니다.
여기까지는 꽤 모르는 분도 있을 것 같아서 자세하게 적었고 생략한 후에 필리핀 도착하였습니다. (참! 대한항공은 전면에 모니터가 있고 최신영화도 골라볼 수 있으므로 열심히 이것저것 다운로드해서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아이패드에 받아간 영화가 다 겹쳤습니다. 비행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였습니다. 헤드폰을 어디 꽂는 줄 몰라서 모니터 옆에 여러 구멍을 열심히 쑤시다가 리모컨 집어던지고 주무시는 한국인 관광객을 봤는데 이어폰 구멍은 팔걸이에 있습니다. ㅎㅎ)
필리핀 도착
공항에 도착하고 이래저래 하고 나오면 택시가 줄지어 있습니다. 2층에는 흰 택시, 1층 도착장에는 노란 택시입니다. 노란택시 기본요금이 20페소? 정도 더 비쌉니다. 후기를 검색하다보니 택시에 대한 괴담이 너무 많아서 걱정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저는 걱정 엄청하고 갔습니다. 택시를 타고 시티로 나가려면 흥정해야 하고 미터기 켜는지 확인하고 타면 문을 잠가야 강도가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 앞에서 말했듯이 세부는 휴양을 즐기러 가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과 볼 것에 집착한 나머지 저는 택시를 엄청 많이 탔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 단 길 모르는 기사 때문에 지도를 보여줬던 일. 영어 잘 못하는 기사덕분에 지도에 있는 지명을 하나하나 읽어줬던 일. 난폭 운전하는 기사(필리핀말로 욕을 해가면 30초당 한 번씩 크락션 누르는 분. 사이드밀러가 깨져서 실리콘으로 붙이고 시트는 다 째져서 브레이크 밟을 때마다 엉덩이가 쓸려서 아팠던 택시 기타 등등 참 다양한 택시기사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정말로 친절하고 운전도 잘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천천히 운전하시는 분이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추천택시 - KEN택시 : 두 번 다 친절하고 동전까지 돈 거슬러 줍니다. 사장이 일본인이라는 소문이) 택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갔군요. 다시 돌아와서, 공항을 나서서 노란택시(일명 공항택시)를 찾았습니다. 경비원인지 경찰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분한테 노란택시 어디 있냐고 물었습니다. 어디로 가냐고 해서 라디손 블루(최대한 발음 구리게 해야 알아듣습니다. 레디슨, 레이 디슨 이러면 못 알아듣습니다. 정 모르는 눈치면 SM몰 그러면 알아듣습니다. 래디슨 호텔은 SM몰과 왕복 2차선 길 하나를 두고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호텔 정문에서 입구까지 꽤 거리가 되므로 못 알아듣는다고 SM몰에서 내리지는 마세요^^) 그 순간 무전기를 대고 뭐라고 했고 옆에서 쏜살같이 두 명이 나타나서 캐리어를 뺏겼습니다. 그리고는 택시에 짐을 실어주고 팁을 달라고 합니다. 황당했지만 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냥 모른척하고 택시 타시면 됩니다. 달라붙으면 노땡큐 하시고 그냥 택시 서있는 곳에 가셔서 잡아타던지 손 흔드세요. 알아서 옵니다. 약 20분 정도를 달려서 래디슨 블루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요금은 300페소 이하였습니다.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 웬만한 곳까지는 300페소 이하이므로 참고하세요. 흥정 필요도 없고 미터기 끊어서 가니까 미터기 켜는지 안 켜는지만 보시면 됩니다. (제가 탔던 모든 택시는 100% 미터기를 켰으며 어느 곳을 가든 웃돈을 요구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미터기는 라디오 부분에 있을 수도 있고 백미러 부분에 있을 수도 있으니 미터기 없다고 흥분하지 마세요.) 단 거스름돈은 10페소 단위로만 주므로 가능하다면 10,20,50 페소를 많이 가지고 있으세요. 동전까지 거슬러 주는 택시는 KEN택시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세부시티 내에서만 통용됩니다. 막탄섬에서는 안 통합니다. 그 에피소드는 뒤에 자세히 적겠습니다.
래디슨블루 호텔 도착
드디어 호텔에 도착을 했습니다. 호텔 정문을 들어서면 감시초소가 있고 경비원이 택시기사와 승객을 확인하고 차 밑을 거울로 수색을 하고 때에 따라서는 트렁크까지 봅니다. 호텔은 다 이렇게 합니다. 차문을 열어 개에게 냄새를 맡게 하는 호텔도 있었는데 설렁설렁 왠지 형식적으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래디슨 호텔의 경비원은 상당히 방정맞았습니다. 친근감의 표시로 나이 있는 여자분께는 '맘'이라고 자주 부르더군요. 미터기에 나온 요금에서 20페소를 더 주고 내렸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냥 10 단위로 끊어서 주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노란 택시는 기본요금이 비싸므로 (흰 택시랑 별 차이 없습니다.) 팁 줄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택시기사에게 왜 팁을 줘야 되는지 이해도 안 가는 부분입니다. 줘봤자 땡큐라는 인사도 안 합니다. 10번 주면 한 명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차에서 내려서 체크인했습니다. 호텔 직원들 상당히 핸섬하고 친절합니다. 택시기사에게가 아니라 수준 높은 호텔에 머물 때 가방 들어주는 친절한 벨 보이에게 팁을 줘야 땡큐 소리 듣습니다. 호텔 직원 영어 수준급입니다. 로비 인테리어도 좋았습니다. 체크인도 빠르게 해 줍니다. 방안도 좋습니다. 후기 중에 새 건물이라서 냄새가 난다는 분이 계시던데 냄새에 엄청 예민한 분 아니면 잘 모를 겁니다. 새건물 냄새라기보다 새가구에서 나는 냄새였던 것 같습니다. 신경 쓰일 정도 아니었습니다. 에어컨도 빵빵했고(에어컨은 팬 속도 줄이시고 모드였나? 2번인가 3번으로 하면 소리가 작아집니다. 이래저래 만지다 보니 조용해졌습니다.) 텔레비전 삼성 벽걸이, 수건도 충분하고 인터넷 랜선도 있고 무선 와이파이까지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단 룸에서는 신호가 약하고 로비랑 식당에서는 잘 됩니다. 치약, 칫솔 , 비누, 샴푸, 린스, 바디샴푸가 비품으로 있었습니다. 어쨌든 시설도 훌륭하고 직원도 친절하고 좋았습니다. 아침은 프런트 데스크 옆 식당에서 먹었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좋았습니다. 죽, 밥, 빵, 주스, 각종 고기류, 과일, 국수 기타 등등 조식치고는 과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이 호텔의 주인은 재계 1~2위를 다투는 중국인 재벌이라고 합니다.
식신원정대 관광하러 출발!
1-1. 워킹코스
아침을 충분히 먹었으므로 점심을 위해서 불러온 배를 소화시켜야 했습니다. 책에서 본 관광코스 일명 워킹코스를 떠났습니다. 호텔 로비를 나서서 정문까지 내려가지 말고 문 열자마자 바로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SM 몰로 나가는 옆문이 있습니다. 옆문으로 나가면 줄지어 서있는 필리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각종 가는 몰마다 현지인들이 많아서 의아했었습니다. 평일인데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있습니다. 할 일은 없고 아이쇼핑하면서 에어컨 바람을 아침부터 쐬기 위해 몰려들었던 겁니다. SM몰은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우리가 간 시간은 오전 9시 30분. SM몰에서 환전을 하겠다는 계획은 벌써 실패하고 수십 명의 필리핀 사람들의 시선에 뻘쭘해져서 무작정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SM몰에 택시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책에서 본 워킹코스는 "산페드로 요새+까사고 로르도+산토니뇨 성당+마젤란의 십자가+카본 시장+마차 타고 타부 안 시장으로 이동"이었습니다. 산페드로 요새에 도착하고 한국말 잘하는 직원에게 표를 끊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말이 요새지 제가 담 넘어 들어갈 수 있을 정도고 직원들이 관리하는 것이라고는 마당 쓰는 일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저분합니다. 관광지라고 소개하면서 찍혀있는 사진이 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심지어는 세부 관광청에서 발행하는 관광지도에도 사진이 실여있지 않습니다. 아마 식민지 시대의 아픔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시점에서 우리는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세부는 관광지가 아니고 휴양지라는 것을 우린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다음 코스로 떠났습니다. 문제는 지도가 부실해서 길을 제대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떠돌다가 다시 요새로 돌아와서 경비원에게 길을 물어서 다음 코스로 갔습니다. 까사고 로드로는 첫 번째 필리핀 주교의 집이라고 되어있는데 볼 것 없다고 해서 패스! 하고 바로 세부 유적? 일단 패스! 그늘이 있는 성당을 가자 이렇게 생각하고 무작정 성당을 찾으러 갔습니다. 10시였는데 더워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온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제대로 된 그늘도 없고 그렇더군요. 일단 경비원에게 방향을 물어(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굳이 이 코스를 가시려는 분을 위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요새에서 나오셔서 쭉 앞으로 걸으시면 나가는 문이 있습니다. 문은 오른쪽 왼쪽 그리고 정면에 있는데 정면입니다. 그리고 정면의 문은 나오면 도로가 보입니다. 문 나서서 우회전. 그러면 길 건너 왼쪽 편에 은행이 보이고 그 은행 골목으로 무단 횡단해서 갑니다. (요새에서 나와서 바로 보이는 골목 아닙니다. 그다음 골목입니다.) 몇 m 걸으시면 필리핀 관광청이 있습니다. 일단 거기 들어가셔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경비에게 관광지도 하나 달라고 하시면 줍니다. 이 지도는 꽤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유용합니다. 좀 쉬다가 문을 나서서 성당을 찾아 떠났습니다. 성당은 왼쪽으로 나가셔서 세 번째 골목에서 좌회전입니다. 오른쪽에도 성당이 있는데 거기는 아니었습니다. 워킹코스의 필수 품목은 모자와 마스크입니다. 매연이 엄청나고 인도가 따로 없어서 차를 피하고 구정물을 피해 가면서 갔습니다. 좌회전 후 직진해서 도로를 하나 건너면 성당이 나타납니다. 바실리카 산토니오 성당. 안에는 미사를 보는 사람도 있고 아기 예수님 동상이 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기도를 할 때 손으로 한번씩 훑고 난 후 기도하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성당을 나오면 바로 오른쪽에 마젤란 십자가가 있고 가는 도중에 매점이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매점 음료수 미지근합니다. 일단 에어컨이 나오므로 거기서 잠시 쉬고 카본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마젤란 십자가 뒤쪽으로 시청이 있고 시청 오른쪽 편 길로 몇 미터 걸어가면 오른쪽 편에 시장 입구가 보입니다. 재래식 시장이 그렇지만 여긴 좀 심합니다. 좀 많이 지저분하고 과일이 썩으면서 나오는 특이한 냄새와 좁은 길. 여행 책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서민의 삶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이 책에 나오는 정보 중 가장 정확한 정보였습니다. 시장은 꽤 컸습니다. 일단 사진 몇 장 찍고 마차를 타기 위해 빠르게 시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시장 끝에 음료수 가게가 있었습니다. 생수 하나, 콜라 하나. 26페소. 병 가지고 가지 말랍니다. 그 자리에서 마시고 보니까 이상했습니다. 콜라가 25페소 물이 1페소??? 다행히 탈은 안 났지만 필리핀에서는 생수병 재활용해서 물을 팝니다. 25원짜리 물이었습니다. 지치고 힘들어서 도저히 마차를 탈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말이 마 차지 사람이 끄는 인력거. 더운데 그거 타러 갈려고 더 걸어야 되는 것도 싫었습니다. 다 집어 치고 택시 탔습니다.
1-2. 점심 : 까사 베르데
오스 매냐 서클에 있는 까사베르데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오스매냐 서클에 있는 것이 본점인데 여기 택시기사들은 다 압니다. 오스매냐 서클이 원래 번화가였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정도 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IT 파크(아시아 타운)로 많이 옮겨갔다고 합니다.(이곳은 술집, 한국인 유학생, 클럽, 식당, 쇼핑 등이 많다고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되신다면 특히 젊은 여행객 분들은 한번 가볼 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까사 베르데는 패밀리 레스토랑이었습니다. 메뉴당 가격이 5,000원 안팎인데 음식 자체는 맛있었습니다. 아얄라 몰에는 TGI가 있는데 TGI를 모방한 VIPS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세부 식당 대부분이 그러했는데 쇠고기 스테이크보다는 주요 돼지고기 스테이크, 립스 등등의 요리를 즐겨 먹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먹은 것은 닥스, 립스, 새우구이였습니다. 맥주는 산미구엘을 먹었는데 구수하고 끝 맛이 깔끔합니다. 산미구엘은 필슨?, 라이트(도수 3% 정도) 두 가지 종류가 있었고 필슨이 더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필슨 또는 필 이렇게 말하면 알아듣습니다. 좀 더 독한 맥주를 먹고 싶다면 레드 홀스 추천합니다. 레드 홀스는 좀 더 독하고 씁니다. 계산은 자리에서 웨이터를 향해 손가락으로 네모를 만들면 주문서를 가지고 옵니다. 그때 계산하시면 되고 따로 전담 웨이터가 없기 때문에 팁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좀 큰 단위의 지폐도 거스름돈 정확히 챙겨서 다시 갖다 줍니다. 사람에 따라 주문서를 ‘체크’라고도 하고 ‘빌’이라고도 합니다.
1-3. 아얄라 몰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식당을 나와서 아얄라 몰로 향했습니다. 세부 시티는 그다지 큰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웬만한 곳은 택시비가 100페소 밑으로 나왔습니다. 대충 지도 훑어보시고 걸어서 갈 정도가 아니라면 택시 타시면 됩니다. (낮에 특히 번화가 쪽은 걸어서 다녀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너무 음침한 골목길만 다니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부 시티에서는 모든 택시가 미터기를 사용하였고 거스름돈은 10페소 단위까지 거슬러줬습니다. 단 너무 큰 단위는 잔돈이 없어서 곤란을 겪을 실수도 있습니다. 카사 베르데에서 택시를 타기 위해서는 정문을 나와 왼쪽 길로 나가서 도로에서 택시를 잡으면 됩니다. 아얄라 몰에 들어서기 전 간단한 짐검사를 받았습니다. 모든 쇼핑몰에는 경비가 입구에 지키고 있었고 가방을 든 사람은 가방을 열어보라고도 합니다. 제 와이프는 보자마자 그냥 통과였고 저는 몇 번 검사를 당했습니다. 피부가 까만 사람은 가방 보여줘야 합니다. 아얄라몰은 한국인 입장에서는 글쎄요. 지만 현지에서는 꽤 고급쇼핑몰이라고 합니다. 백화점도 아니고 아울렛도 아니고 어쨌든 그냥 그렇습니다. 아얄라몰에 간 이유는 환전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환전소의 환율은 확실히 한국보다 유리합니다. 그리고 보스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잔 하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날씨가 덥다 보니 에어컨 있는 곳만 골라 다니게 됩니다. 현지인들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몰이 화장실 찾기가 참 힘들게 되어있고(화장실도 몇 개 없습니다.) 표지판도 안내판도 몇 개 없으니 좀 헤매야 될 것 같습니다. 건물도 대부분 타원형이고 에스컬레이터도 한 개인 곳이 대부분인 것 같았습니다.
1-4. 도교사원
아얄라 몰에서 산 것은 생수 한 병과 껌 하나. 택시를 타고 지나다니다 보면 허름한 동네는 음료수 가게만 줄지어 있고 시내 쪽은 편의점이 없습니다. 대형몰에는 대부분 슈퍼마켓이 있었습니다. 음료수 자주 마시는 분은 몰에 들를 때마다 음료수 하나씩 사들고 길을 나서시길 추천합니다. 몰 앞에는 경비원이 꼭 있는데 택시를 타게 되면 차량번호를 쓴 종이를 적어서 줍니다. 더 많은 요금을 요구하면 신고하라고 주는 종이입니다. 이 덕분인지 도교사원까지 가자고 하니 군 말없이 미터기 요금으로 갔습니다. 도교사원 옆에는 베버리힐즈라고 해서 부촌 지역이었습니다. 가톨릭 국가에서 있는 도교사원이 있다는 것. 이 동네 잘 사는 중국인들이 건립한 것이라는 느낌이 확 옵니다. 도교 사원 자체는 볼 것이 없지만 사원 꼭대기에서 세부를 내려다보고 옆에 있는 부자마을 훑어보는 것이 꽤 재미있습니다. 도교사원을 보고 내려와서 택시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택시 승강장은 도교사원 옆에 있습니다. 내릴 때도 탈 때도 이곳에서 해야 합니다. 근데 택시 무지하게 안 옵니다. 경비한테 말하니 택시 올 때까지 그냥 기다리랍니다. 도교사원 둘러보는데 시간 얼마 안 걸리니 기다리기 싫으신 분은 타고 온 택시기사한테 기다리라고 하고 둘러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1-5. 래디슨 블루 호텔 - 미스터 A
원래 계획은 탑스 힐이나 미스터 A에 가서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근데 지금까지 말한 코스를 모두 수행한 결과 오후3시였습니다. 야경을 보러 갈 예정이었는데 이 시간에 야경을 볼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침에 너무 힘들게 다닌 결과 다시 호텔로 돌아가서 좀 쉬자라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호텔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빈둥거리다가 6시쯤 돼서 다시 나왔습니다. 다시 SM몰에 정차된 택시를 타고 미스터A로 가자고 했습니다. 이번에 만난 택시기사는 총알택시였습니다. 앞에 택시가 손님을 태운다고 길을 막고 서있자 그 때부터 택시기사는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필리핀말로 온갖 욕을 하면서(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표정이었습니다. 차인표의 분노3종 세트가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클락션 눌러 되면서 분노의 질주를 한 끝에 미스터A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거리가 꽤 나왔습니다. 아저씨를 진정시키기 위해 택시비는 넉넉히 지불하고 내렸습니다. 미스터 A를 가실 때는 꼭 긴바지를 입고 가시기 바랍니다. 벌레가 계속 물어서 엄청 신경 쓰입니다. 필리핀이나 한국이나 물리는 사람만 계속 물립니다. 저만 계속 물렸습니다. 여기서는 감바스(이건 어디를 가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 같은 존재), 깔라마 리스, 포크밸리(삼겹살 튀김 정도) 등등과 맥주를 시켜먹었습니다. 이미 홍콩 야경을 본 후라 이게 뭔가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대로 운치 있고 괜찮았습니다. 이쯤 해서 느낀 건 전반적으로 모든 식당의 음식이 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밥이랑 김치랑 나물이랑 식사를 하듯 이 사람들은 새우, 고기 등이 밥반찬이었던 것입니다. 생고기를 즐겨먹는 한국인들은 고기를 먹은 후에 된장찌개랑 밥을 먹지만 여기 사람들은 양념된 고기를 먹으므로 같이 밥을 먹어줘야 간이 맞습니다. 물도 달라고 하기 전에는 잘 안 줍니다. 맥주랑 과일주스를 물 대신 먹는 것 같았습니다. 맥주도 대부분 얼음에 부어서 먹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택시를 부르면 택시비에 50페소를 더 줘야 한다고 직원이 말했습니다. 아니면 택시기사들이 안 오나 봅니다. 택시는 10분~2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KEN택시였습니다. 역시나 친절했습니다. 원래 KEN택시를 불러주는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KEN택시를 불러달라고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택시비를 줬을 때 거스름돈을 주려고 하는 것을 목소리 깔고 킵더 체인지를 외쳤습니다. 처음으로 땡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2-1 호핑투어
전날 택시기사에게 명함을 한 장 받았었는데 공항 택시 기사들이 가이드도 한다고 했었습니다. 택시를 대절해서 시간 단위(예를 들어 6시간 10시간 등)로 원하는 곳에 태워주고 각종 투어도 현지 업체에게 연결해준다고 합니다. 대충 계산을 해보니 그렇게 비싼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약간 어설퍼 보이기도 해서 필요하면 연락한다고 했었습니다. 혹시 관심 있는 분은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세부에 가기 전 미리 ‘해피 인세부’라는 카페를 통해 현지 가이드에게 예약을 했습니다. 날루수안+판다논 코스였습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차를 가지고 픽업해주셔서 편하게 부두까지 이동했습니다. 부두는 막탄섬 남쪽 리조트가 몰려있는 곳에 있습니다. 임페리얼과 마리바고에서 차로 3~5분 거리였습니다. 체크아웃을 한 상태기 때문에 짐은 여행사에 맡기고 배를 탔습니다. 짐은 부두에서 가까운 곳에 여행사 사무실이 있어서 안전하게 보관 가능합니다. 가격은 1인당 2000페소였습니다. 판다논으로 가기 전 스노클링 지점에서 배를 세우고 스노클링을 합니다. 물 깊이가 2~3m가 되기 때문에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클링 했으며 오리발도 필요한 사람은 쓸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 스노클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보다 여기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유롭게 스노클링을 한 후에 판다논으로 이동했습니다. 판다논은 조그마한 섬이었지만 백사장이 길게 있어서 애기들과 모래놀이를 하기에 좋은 장소였습니다. 아쉬운 것은 비치의자와 파라솔이 없기 때문에 바닷가에 누워있으면 얼굴이 훈제란처럼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기서도 수영이 가능하고 바닥에 뾰족한 돌이 많아서 조심해야 합니다. 섬에 도착하면 스태프들이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는 원두막 같은 곳에서 하게 됩니다. 스태프들이 직접 그릴에서 요리를 합니다. 새우, 고기, 밥, 과일 등이 제공되고 1인당 맥주 한 병, 콜라 한 병 줍니다. 생수도 줍니다. 호핑투어를 시작할 때 미리 아이스박스에서 음료를 준비해 감으로 맥주를 배 터지도록 마시고 싶다는 분은 미리 말씀해주시면 아마 추가 비용 내고 맥주를 준비해 주실 것 같습니다. 판다논에서 식사를 마치고 물놀이를 좀 하다가 다시 배를 타고 날루수안으로 갑니다. 날루수안 섬에는 리조트 시설이 있었는데 시설은 별로였습니다. 리조트 중앙에 음료수를 판매하고 있으나 호텔 수준으로 가격이 비싸고 화장실이 옆에 있습니다. 이 정도 시기에 생수도 다 떨어져 가니 물 많이 마시는 분은 생수도 여분으로 들고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샤워 시설이 없어서 물로 얼굴을 닦아내면 물 소비량이 많습니다. 선크림 필수입니다. 긴팔티, 모자도 준비하세요. 햇볕이 장난이 아닙니다.
날루수안 코스
특징
1. 선착장에서 섬까지 길게 나무다리가 놓아져 있어 사진 찍기 좋음. (몰디브 느낌)
2. 선착장 다리 밑에서 스노클링을 함.
좋은 점: 그늘이다, 물고기가 많다, 물이 얕아서 구명조끼가 필요 없다(편하다)
나쁜 점: 다리 기둥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 물이 탁하다, 바닥에 돌이 많아서 슬리퍼를 신어야 한다.
2-2 마리바고 리조트로 이동
보통 4시 정도 호핑투어는 끝나는데 저희는 너무 열심히 논 나머지 6시가 다되어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호핑투어를 마치고 짐을 찾고 마리바고 리조트로 이동했습니다. (여행사에서 태워줍니다.) 마리바고 호텔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습니다. 저는 이 리조트 다시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우선 프런트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호핑투어를 마치고 온 상태라 많이 지쳐있기도 했지만 4가지 없는 직원을 만나 기분이 확 상해버렸습니다. 이 리조트는 일본 사람이 운영하는 곳인데 절차와 형식이 사람 아주 짜증 나게 합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바우쳐를 줬습니다. 그러자 여권을 달라고 합니다. 제 여권을 주자 가족 모두를 원합니다. 여권을 주자 신용카드를 달랍니다. 신용카드를 주자 종이 두 장을 내밉니다. 인적사항과 방별로 투숙한 사람 이름을 적으랍니다. 가족은 의자에 모두 앉아있었고 가방도 다 거기 있었습니다. 제가 하나 가지고 오면 그다음에 필요한 것 말하고 다시 가져다주면 그 다음 것을 말하고.
한 번에 말하면 될 것을 바우처만 들고 데스크를 갔던 저는 총 4번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제가 예약할 때 말했던 주문 사항을 확인했냐고 물으니까 코웃음을 치더니 당연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뭐라고 혼잣말을 하더군요. 기분 상해서 저도 한국말로 혼잣말해줬습니다. ㅎㅎ. 그다음은 지도를 꺼내 보이면서 식당 영업시간과 제가 투숙한 방을 표시하기 시작하더군요. 식당이 3개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침식사도 같이 예약을 했는데 어느 식당이냐고 물으니 이제는 한숨을 내쉬더군요. 엄청 기분 나쁜 상황에서 어쨌든 방으로 왔습니다. 전 아무마 스파로 예약을 했었는데 프런트에서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방 컨디션은 직원 태도만큼이나 한심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천정은 벌레 시체로 가득하고 벽은 갈라져있고 에어컨은 구닥다리. 조그마한 텔레비전. 전부 일제였습니다. 일본 사람 애국심 참 대단합디다. 전통식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발리에서 전통가옥 스타일의 호텔에서 숙박한 적이 있는데 훨씬 좋고 깔끔하고 세련되었습니다. 카드키가 아니라 모든 시설은 수동이었고 제일 경악한 건 물이었습니다. 물이 짭니다. 바다에서 소금물에 절어서 왔는데 샤워도 소금물로 해야 되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비품은 1인용 샴푸, 바디샴푸. 수건은 달랑 두 개. 때마침 날아온 문자는 200불 정도의 카드결제. 호텔에서 숙박 시 보증금 형식으로 카드를 미리 긁어두는 건 알고 있어 지만 특급호텔도 아닌 것이 200불이나 긁어놓다니. 예전에 제주도 여행을 가서 관광호텔에 하루 숙박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중국인 관광객에게 하던 우리나라 사람의 행태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래디슨 블루 호텔은 체크인 시 보증금도 없었고 친절했으며 과도한 정보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신속하게 체크인, 체크아웃해줬습니다. 정말 비교가 되었습니다. 보증금 달러 현금으로 대체 가능하고 체크아웃 시 돌려준다니 한번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후기 읽어보면 방별로 룸 컨디션이 복불복이 있는 듯합니다. 다른 후기 검색하시고 체크인하실 때 방 번호 지정해서 배정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늦게 체크인해서 제일 안 좋은 방을 배정받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2-3 마리바고 그릴
아무리 화가 나도 먹고살아야겠기에 호텔을 나와 마리바고 그릴로 갔습니다. 마리바고 그릴은 호텔을 나서서 왼쪽으로 전한 후 길을 건너 따라가면 있습니다. 가깝습니다. 마리바고 그릴에서 이것저것 시켜먹었습니다. (까사 베르데나 미스터 A나 마리바고 그릴이나 음식 종류가 다 비슷합니다. 여기서는 새우랑 생선(양념 x)이 괜찮습니다.) 거기에는 고양이들이 많은데 음식을 달라고 발밑에서 슈렉에 나왔던 고양이 눈으로 쳐다봅니다. 역시나 음식 값은 쌉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1/3에서 1/4 가격입니다.
3-1 마리바고 체크아웃
늦잠을 실컷 잔 관계로 (호핑투어 갔다 왔더니 온몸에서 곡소리가 납니다.) 리조트는 이용하지 못했고 아침만 먹으러 갔습니다. 아침식사 역시 부실합니다. 그다지 먹을 건 없고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파리가 날아다녔습니다. 대충 먹고 일어나려니 방 번호를 묻습니다. 앉을 때 방번호 한번 불러주고 나가려니까 또 방번호 가르쳐달랍니다. 번호를 가르쳐주니 나갈 때 종이에 사인하고 가랍니다. 돈 내고 먹는 건지 안 내고 먹는 건지 확인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이놈의 형식과 절차. 일본 원전사고 수습할 때가 떠오릅니다. 환율로 따져보면 우리나라에서 최고급 정도의 가격이 되는 리조트인데 손님을 잠재적 도둑놈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습니다. 사인을 하고 나니 종이를 들이댑니다. 식사에 대해서 어땠는지, 친절한 직원은 누구였는지 적으랍니다. 알아듣던 못 알아듣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 간단한 설문조사 하나 응해주시겠습니까? 이 정도 말은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다짜고짜 설문조사에 응하라니. 하기 싫다고 이야기하고 나와 버렸습니다. 웃긴 건 불친절한 직원에 대한 설문은 없는 것 같더군요. 방에 들어와서 짐을 싸고 있는데 어느덧 12시가 가까워 왔습니다. 정확히 11시 40분. 직원이 문을 두드립니다. 시간 다됐는데 언제 체크아웃하냐고 묻습니다. 무슨 모텔도 아니고... 지금 나간다고 하고 하니까 먹은 거 없냐고 합니다. 냉장고에 생수 한 명 먹었다고 하니까 냉장고 확인하고 무전 연락을 했습니다. 체크아웃하러 프런트 데스크로 갔습니다. 물 먹은 거 이야기하니까 기다리라고 합니다. 분명히 하우스키퍼에게 확인받고 연락하는 것도 봤는데 못 미더웠나 봅니다. 10분 정도 서 있으니 자리에 앉아있으랍니다. 15분 정도가 지나서 물 값을 지불하고 체크아웃했습니다. 다시는 호텔 냉장고에 손대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면서. 물론 제가 정말 불친절한 직원 만난 건 사실입니다. 체크아웃하면서 기다리는 동안 체크인해주는 다른 직원을 봤는데 정말 친절하고 알기 쉽게 호텔시설 이용에서부터 궁금한 점까지 설명을 잘해줬습니다. 내가 만난 그 직원 하나 때문에 이미지가 확 나빠져버린 겁니다. 그 직원 이름을 잘 기억해뒀다가 컴플레인 넣을 걸 후회했습니다. (아무마 주스바 앞에 가시면 와이파이 사용 가능)
마리바고
장점
1. 토속적인 인테리어
2. 인공해변
3. 다른 리조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단점
1. 간혹 4가지 없는 직원
2. 룸 컨디션이 나쁨(낡은 시설, 소금물)
3. 소음과 벌레(나무 문과 창문이라서 밖에서 사람 걸어 다니는 소리와 말소리가 다 들리고 문틈으로 벌레들이 들어옴)
3-2 파라셀링
세부 여행을 가기 전 와이프가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고 꼭 하고 싶다던 파라셀링. 전날과 똑같은 여행사에 예약을 하였습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현지 직원과 만났는데 그가 가져온 자동차는 지프니! ㅎㅎ. 지프니를 대여해서 왔습니다. 나름 탈만했습니다. 중요한 물건은 들고 갔고 캐리어는 지프니 운전 아저씨가 맡아줬습니다. 똑같은 선착장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파라셀링을 했습니다. 한 바퀴 크게 돌고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돈에 비해 시간이 너무 적다고는 느꼈지만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상공에 올라가니 해변과 리조트도 한눈에 보이고 멀리 펼쳐진 바다도 아름다웠습니다.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좀 많이 무서웠습니다. 한번쯤 시도해볼 만합니다. 파라셀링을 하기 위해서는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되는데 대부분 물에 젖어있어서 비치웨어 착용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돈은 지불해야 되는데 어느 누구 하나 잔돈이 없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주유소, 가게를 뛰어다니다가 겨우 근처 환전소에서 돈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현지 가이드는 별반 한 게 없기 때문에 안 주려고 했는데 잔돈 바꾸러 너무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40페소 줬습니다. 행복해하는 그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3-3 공항에 짐 맡기기
비행기 시간은 한참 남았고 캐리어를 들고 돌아다닐 수 없었기에 짐 보관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카페에서 검색할 당시 공항에 맡기면 된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짐 보관료는 캐리어 2개 총 500페소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시간별로 가격이 달랐습니다. 문제는 짐 맡기기 엄청 힘듭니다. 일단 세부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이 나란히 있습니다. 짐 보관소는 국내선에 있습니다. 짐을 맡기기 위해선 국내선 출국장으로 들어가야 됩니다. 앞에 직원에게 비행기 예약 종이 보여주고 사정 이야기하고 여권 보여주고 짐 검사 거쳐서 들어간 후 다시 한층 밑으로 내려가야 짐 보관소가 있습니다. 엄청나게 불편합니다. 한 명만 들어가라는 것을 짐이 무거워서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가족 다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보관료도 싸고 24시간 이용 가능한 점은 좋았습니다. 짐을 찾을 때에도 다시 이야기하고 엑스레이 검사대 통과해서 한층 내려간 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짐을 찾은 후 건물 밖에서 나온 후 길을 건너 올라가면 국내선, 국제선 입국장이 보일 겁니다.
3-4 마리나 몰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마리나 몰로 갔습니다. 마리나몰 앞에 쿠라타이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 택시를 탔습니다. 공항에서 5분 거리였습니다. 거의 기본요금 나왔었는데 택시기사가 잔돈이 없답니다. 제가 가진 건 100페소. 막탄에서 택시기사들 상습적입니다. 무조건 잔돈 없다고 배 째라고 합니다. 와이프가 열 받아서 마리나몰 옆 차오킹에서 음료수 하나 사먹고 돈 바꿔 왔습니다. 저는 차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막탄택시 기사들 근성이 썩어빠졌다”고 합니다.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보면 정말 후진국 티가 팍팍 납니다. 택시에서 내린 후 마리나몰 안 환전소로 갔습니다. 마지막 환전을 위해 간 곳. 마리나몰 자체는 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환전과 마리나몰 앞 쿠라타이에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근데 쿠라타이는 점심식사 시간이 끝나버렸습니다. 몇몇 식당은 점심시간, 저녁시간 이외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 환전소 직원 역시 real 막탄인이었습니다. 150불을 환전해 달랬는데 200불 환전해 줍니다. 150불 안된답니다. 옆에 1달러 수십 장 들고 환전하려고 기다리는 현지인도 있는데 50불이 환전소에 없다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럼 100불만 해달라고 했습니다. 큰 단위 페소로 바꿔줬습니다. 작은 단위로 달라고 하니 신경질을 내면서 혼잣말로 뭐라고 뭐라고 합니다. 이놈의 막탄 놈들……. 속으로 외쳤습니다.
3-5 I파크
친구 놈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IT 파크를 갔어야 되는데 I파크로 갔습니다. 세부에 있는 몰은 대부분 들르게 되었습니다. 아주 약하긴 하지만 세부에 있는 몰 대부분은 와이파이가 잡힙니다. 꽤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점심시간 끝났다고 합니다. 결국 옆에 보스 커피집을 갔습니다. 와이파이는 잡혔는데 비번이 걸려 있었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비번이 마끼아또랍니다. 이제까지 들른 보스커피집은 와이파이가 다 되었습니다. 케냐AA의 커피 맛에 길들여진 우리로선 보스커피 맛은 별로였습니다. 배가 고파서 이성을 잃기 전에 빨리 점심을 먹어야 했습니다. 책을 찾아본 결과 오스메냐 서클 근처에 시티 그릴이 낙점되었습니다.
3-6 오스메냐 서클 까사 베르데
택시를 타고 망고 스퀘어에 있는 시티그릴로 가자고 했습니다. 모르겠답니다. 일단 망고스퀘어로 가서 찾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망고스퀘어 근처를 찾아다니다 결국 포기하고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근처를 헤집고 다녔지만 시티 그릴은 없었습니다. 망했나 봅니다. 그다음으로 택한 것이 나르샨 바비큐. 대박이었습니다.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지만 시설이나 위생 수준은 떨어진다.’ 상당히가 수식하는 말이 ‘저렴하지만~위생 수준은 떨어진다. 까지 이었습니다.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어서 결국 전전날 갔었던 까사 베르데로 갔습니다. 똑같이 먹을 순 없다는 생각에 빅뱅을 시켜봤습니다. 머리통만 한 햄버거를 갖다 줍니다. 다 먹지도 못할뿐더러 맛도 그저 그렇습니다. 차라리 새우튀김 하나 더 시켜 드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3-7 요비 스파
식사를 마친 후 마사지로 시간을 때우자는 생각에 책을 뒤졌습니다. 친구가 추천한 곳은 IT 파크 쪽이지만 책자에는 오스메냐 서클 근처에 요비 스파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한국인 매니저가 있다는 말에 혹해서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갔습니다. 가기 전 마사지로 비용을 쓰면 공항세가 모자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로빈슨 몰을 들렸습니다. 별롭니다. 가봤자 시간낭비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바로 요비스파로 갔습니다. 가게 자체는 작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도 깨끗했습니다. 사정을 이야기하니 매니져분께서 환전도 해주셨습니다. 알로에 마사지를 받았는데 좋았습니다. 마사지하시는 분도 상당히 능숙하셔서 마사지 받으면서 졸았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만 샤워시설이 있기는 하나 좋지는 않으므로 감안하셔야 됩니다.
3-8 로빈슨 cyber
요비스파 매니저님의 소개로 간단히 맥주를 마시러 갔습니다. 로빈슨 몰 대각선으로 마주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는 중화 병원이 있는 건물입니다. 로빈슨 싸이버라고 적혀있었던 것 같습니다. 운영은 10시까지 하는데 건물 안 1층, 2층 모두 음식점이었습니다. 음식점 종류가 다양하고 웬만한 프랜차이즈는 다 있었습니다. 샤오 킹, 문 카페, 보스 커피, 커피빈? 기타 등등 근처서 식사하실 일이 있으면 여기로 오시면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저희는 문 카페에 가서 나쵸 세트를 시켜먹었습니다. 당시 3+1 행사를 하고 있어서 맥주 3병 값에 4병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가격 내 맥주는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필슨만 먹다가 여기서 라이트랑 레드 홀스도 마셔봤습니다. 여기 직원도 친절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막탄보다는 세부 시티 사람들이 훨씬 친절합니다. 근처에 더와인샵? 인지도 있다고 하는데 이곳도 시간 때우기 좋다고 합니다. 영업시간도 훨씬 기니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3-9 공항
다시 공항으로 와서 짐을 찾고 출국 수속을 밟았습니다. 출국 절차는 설명드리면, 발권-여권제시-공항세 내기(1인당 550 페소)-출국심사-짐 검사-게이트로 이동입니다. 공항세는 페소로 받으니 참고하시고요, 출국심사는 꽤 빠른 편입니다. 짐 검사 시 재밌는 점은 신발도 벗어서 x-ray검사기에 올려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산 가지고 통과 못합니다. 버리던지 짐으로 부쳐야 됩니다. 만약에 깜빡하고 우산을 들고 오셨다면 다시 발권 장소로 가셔서 일행 짐에 집어넣고 화물 편으로 붙이시면 됩니다. 사정 이야기하면 나가서 부치고 올 수 있게 해 줍니다. 부치고 들어오실 때 직원 전용 옆길로 쭉 들어오셔서 x-ray검사대만 한번 거치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출국 수속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남아돕니다. 웬만하면 공항 바로 앞 워터프런트나 저렴한 숙소 1박 더 잡으시고 호텔에서 머무시다가 한 시간 반 정도에 오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x-ray 검사대 이후 게이트에도 매점, 식당, 기념품 가게는 있으나 가격은 비싼 편입니다. 이로써 3박 5일간의 후기를 마칩니다. 다음에 세부에 놀러 온다면 계획을 다르게 잡을 계획입니다. 좋은 리조트 잡아서 리조트에서만 놀던지, 세부 시티 쪽에 호텔을 잡아서 날루수안 호핑 한번 하고 그다음 날은 시티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쉬고 그 다음날은 보홀섬 투어 또는 다이빙으로 계획을 짜고 싶습니다. 제 글 보셔서 알겠지만 세부는 휴양도시입니다. 다른 시도는 안 하시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름 고생한 만큼 얻은 것도 많고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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